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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내밀고 헥헥…폭염 속 동물들의 힘겨운 여름나기

동물들은 그늘에 축 늘어져 더위 피해

사육사는 혹서기 더 분주…”세심히 봐야”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른 2일 낮 12시 서울 광진구의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새끼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네모난 물웅덩이에 몸을 담갔다. 고개를 처박고 물을 마시고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힘겹게 한다. 이날 오후 찾은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의 동물들도 더위에 지쳐있긴 마찬가지였다. 동물들은 그늘에 축 늘어져 있거나, 내실에 들어가 방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3월 동물원에서 탈출해 주택가와 도로를 자유롭게 뛰어다녀 일약 스타덤에 오른 얼룩말 ‘세로’도 이날 더위에 지쳐 있었다.

세로는 햇볕이 쨍한 방사장으로 나와 잠시 관람객들에게 모습을 비췄다가도 이내 내실로 들어가 물을 벌컥벌컥 마시기를 반복했다. 이따금 ‘푸르르’ 거리며 더운 숨을 뱉어내기도 했다. 세로의 여자친구 코코도 비슷한 행동을 반복했다.

아시아코끼리 두 마리는 따가운 햇볕을 막기 위한 모래와 건초를 등에 올려놓고 있었다. 코끼리들은 연신 큰 귀를 부채처럼 펄럭였고, 코로는 바닥의 흙을 집어 몸 아랫쪽에 뿌렸다.

사자와 검은등자칼, 하이에나는 배를 하늘로 향한 채 그늘진 벽면에 붙어 있었고 당나귀와 알파카, 고양잇과의 포유류인 서발 등은 그늘을 만들어주는 구조물 아래에서 꼼짝하지 않고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호랑이와 재규어는 더위를 피해 내실로 들어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 앞에는 ‘폭염으로 인해 내실 문을 열어 놓았습니다. 동물이 보이지 않더라도 양해해주세요’라는 표지가 붙어 있었다.

폭염에 갇힌 동물들이 꼼짝하지 않고 있는 동안, 사육사들은 반대로 바빠졌다.

뜨겁고 습한 날씨에 해충 등이 더 쉽게 생겨 동물들의 위생이 위협받을 수 있는 데다, 더위에 움직임을 멈춘 동물 중에서 ‘특별관리’가 필요한 동물들을 솎아내려면 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미어캣, 수달, 프레리도그 같은 작은 포유류를 돌보는 서울시설공단 소속 김지원 사육사는 “오늘같이 더운 날씨에는 사육사들은 더 바빠진다”며 “방사장과 내실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뿌리거나 얼음을 두는 등 조치를 한다”고 전했다.

또 “폭염 땐 동물들이 잘 움직이지 않아서 특별히 활력이 떨어지거나 상태가 나빠지는 동물들을 더 세심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 속 동물원은 대체로 한산했지만 일부 관람객도 있었다.

두 자녀와 함께 동물원을 찾은 강승호(34)씨는 “동물들도 더워하는 게 느껴진다”며 “동물들이 다 들어가 있으니까, 나와 있는 동물들을 보면 괜히 더 반갑다”고 전했다.

이날 어린 관람객들과 부모들 사이에서는 “더워서 동물들이 쉬고 있나 보다”, “동물들아, 더운데 아프지 마” 등 대화가 오갔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기준 서울 광진구의 기온은 33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날 광진구의 한낮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보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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