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前수사단장, 군검찰수사심의위 소집 신청키로…역대 두번째 심의위 전망

고 해병대 채수근 상병의 사망 경위를 조사해 경찰에 이첩했다가 집단항명 혐의로 군 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군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 소집을 신청하기로 했다. 심의위가 열리면 공군 내 성폭력 피해자인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심의위가 열린 뒤 역대 두 번째가 된다.
박 대령 측 김경호 변호사는 12일 “박 대령이 11일 기자회견에서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거부하며 언급한 공정한 제3의 수사기관은 심의위”라고 밝혔다. 박 대령 측은 14일 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심의위원장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심의위은 2021년 이 중사 사망 사건 당시 군 수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처음 설치됐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에 대해 수사 계속 여부, 공소 제기 여부 등을 심의해 군 검사에게 권고한다.
신청시 무조건 위원회가 열리는 건 아니다. 위원회 소집 신청서가 들어오면 국방부 검찰단장이 위원 5명을 선정해 부의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들은 위원회 부의 여부를 심의한다. 군 검찰 관계자는 “신청서가 제출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해병대사령부는 11일 모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빼라는 취지의 국방부 차원의 지시와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한 박 대령에 대해 16일 징계위원회를 연다며 12일 출석통지서를 보냈다. 박 대령이 국방 홍보 훈령 등 규정을 위반해 허위 주장을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에 “휴가 동안 단숨에 (D.P. 시즌2) 여섯 편을 정주행했다”며 “2023년 대한민국 군대의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의 참담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국회 차원 진상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13일 동아일보 통화에서 “사법 체계에서 수사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정치 공세하는 민주당 습성이 또 나왔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또 “박 대령의 점입가경 정치인 행세 뒤에 야권과 연계한 각본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