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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굴욕…ICC 전범 지명 수배로 브릭스 정상회의 불참

개최국 남아공 체포 의무 때문에 초청 못해

국제적 영향력 과시하는 행보 크게 제약

우크라 침공 뒤 방문 가능 나라 크게 줄어

한때 블라디미르 푸틴은 각국의 지도자들이 앞을 다투며 만나려 애쓴 인물이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앞둔 몇 주 동안 푸틴이 전쟁을 시작하지 말도록 설득하려는 각국 지도자들이 모스크바에 쇄도했었다.

푸틴 설득은 결국 실패했다. 그러나 전쟁을 강행한 푸틴도 큰 제약을 받고 있다고 미 CNN이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외국 방문이 매우 어려워진 것이다. 세계 최대 영토를 가지고 가장 많은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의 대통령이 외국 방문을 마음대로 못 하게 된 것은 커다란 제약이 아닐 수 없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중국과 친러 중앙아시아 국가들 및 이란, 그리고 형제국이라는 독재국가 벨라루스만 방문했다.

푸틴은 이번 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을 전범으로 지목하고 발부한 체포 영장 때문에 ICC 회원국으로서 체포 의무가 있는 남아공 정부가 푸틴을 초청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남아공을 방문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다르푸르 학살 인륜범죄로 ICC가 수배령을 내리면서 남아공 법원이 체포 여부를 심리하는 동안 간신히 탈출한 전례도 있다.

푸틴은 대신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화상 참석은 직접 참석에 비해 행보가 극도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여러 나라가 참석하는 국제 정상회의에선 다른 참가국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의를 갖는 것이 보통이다. 또 정식 회의장에서도 옆 사람과 귓속말을 하거나 막간을 이용한 접촉도 빈번하다. 이를 통해 참석자는 자신이 국제적으로 활약하고 있음을 과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화상 참석은 그런 행보가 불가능하다. 또 정식회의 결과는 대체로 사전에 준비된 합의에 따라 나오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푸틴의 화상회의 참석은 사실상 러시아가 브릭스의 회원국임을 과시하는 형식적 의미 이상은 부여하기 힘들다.

“다극적 세계 질서”를 적극 주창해 온 푸틴은 브릭스와 같은 기구가 미국과 서방 주도 질서에 맞설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브릭스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러시아 입장을 적극 개진할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특히 지구 남반부 국가들 사이에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고양할 기회도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상트페테르부크르에서 열린 아프리카 정상회의 참가 정상이 4년 전 회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에서 보듯 푸틴과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주최국인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주재하고 시진핑 중국 주석, 루이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한다. 러시아에선 푸틴을 대신해 세르게이 라자로프 외교장관이 참석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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