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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항명’ 혐의 前 해병 수사단장, 軍 검찰단 수사 거부

고(故) 채수근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상병의 안장식이 지난 7월 22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장병 4묘역에서 거행되고 있다. 뉴스1고(故) 채수근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상병의 안장식이 지난 7월 22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장병 4묘역에서 거행되고 있다. 뉴스1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거부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군 검찰단 출석이 예정된 11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 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하며 수사의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 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며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수사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를 해병대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대면보고 했다”며 “그런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수차례 수사외압과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수십 차례 해병대사령관에게 적법하게 처리할 것을 건의했다”며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다는 사실을 이첩하기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보고하고 그에 따라 적법하게 사건을 이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오늘 이 자리까지 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해병대는 충성과 정의를 목숨처럼 생각하고 있다. 저는 해병대 정신을 실천했을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치도 모르고 정무적 판단도 알지 못한다”며 “다만 채 상병의 시신 앞에서 ‘네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윤석열 대통령께서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고, 장례식장에서 여야 국회의원 및 국방부 장관마저도 유가족에게 철저한 진상을 규명해 엄정하게 처벌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존경하는 대통령님”이라고 윤 대통령을 언급하며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군인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마시고 제가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청원합니다”라고 요청했다.

해병대 제1사단 소속이던 채 상병은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착용 없이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해병대 수사단은 조사를 벌여 지난달 3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대면보고한 뒤 이튿날인 31일 채 상병 사망 경위에 대해 기초 수사한 내용을 언론과 국회에 설명하려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이 장관이 31일 오전 ‘법리 검토 필요성’ 등을 이유로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고 조사 결과 공개와 이 사건의 민간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해병대에 지시했기 때문이라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박 전 수사단장은 이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명시적으로 전달받은 적 없고, 오히려 국방부 관계자들로부터 ‘채 상병 사고 조사 보고서에서 군 관계자들의 혐의 내용을 빼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박 전 수사단장은 지난 2일 채 상병 사고 조사결과 보고서를 관할 경찰인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가 보직해임됐고 집단항명 수괴 및 직권남용,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입건됐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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