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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산단에 첨단기업-카페-병원 허용… ‘청년 산업캠퍼스’로

[킬러규제 해소 대책]

산업단지 킬러 규제 혁파 방안 발표

편의점-체육문화시설 더 들어서게… 입주업종 제한 풀고 5년마다 조정

일부선 “특정업종 쏠림-난개발 우려”

앞으로 노후 국가산업단지에 편의점, 체육·문화시설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게 된다. 입주 업종 제한도 대폭 풀어 첨단·신산업 기업들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고 입주 기업이 소유한 토지와 공장 매각도 허용한다.

정부는 2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산업단지 입지 킬러 규제 혁파 방안’을 발표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통 산단을 기업이 투자하고 청년이 찾는 산업캠퍼스로 바꿔 나가겠다”며 “제도 시행에 필요한 관련 법령 개정에 즉각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 “첨단기업, 청년이 찾는 산단으로”

정부는 우선 청년들이 산단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토지 용도 제한 등의 문턱을 낮춰 주차장과 편의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특히 노후 산단에 편의점과 카페, 병원 등을 지을 수 있는 부지가 전체 산단 면적의 10%에서 30%로 늘어난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근로자들이 뭘 하나 사려면 5km를 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활 여건이 최악인 상황”이라며 “산단 내 근로자들의 편의와 정주 여건을 높여야 산단 전체의 경쟁력이 살 것”이라고 말했다. 체육·문화시설도 늘린다. 윤 대통령은 “산단 현장에 가서 청년 근로자에게 산단에서 일하는 데 가장 꺼려지는 게 무엇이냐고 물으니 다들 대답하는 게 ‘문화공간이 없다’는 것이었다”며 “이제 산업단지도 정원, 체육시설 같은 시설을 갖춰 청년이 찾는 복합문화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단 노후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입주 업종 제한은 대폭 완화한다. 그동안 산단은 조성 때부터 입주 업종을 규정해 해당 업종에 포함되지 않으면 입주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앞으로는 입주 가능 업종을 산단 준공 10년 후부터 5년마다 재검토하기로 했다. 업종 분류가 불분명한 신사업은 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신속하게 입주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또 비수도권 산단에 입주한 기업은 부지나 공장을 금융·부동산투자회사 등에 매각한 후 임대하는 자산유동화가 허용된다. 현재는 공장 설립 후 5년간 매매와 임대가 제한된다. 법률이나 회계·세무, 금융 등 서비스 업종도 산단 입주를 허용해 기업을 지원하도록 한다.

● 1만 명당 34개 있는 병원, 노후 산단에는 1개

산업부에 따르면 착공 후 20년이 넘은 노후 산단은 지난해 말 471개로 전체 산단의 37%를 차지했다. 노후 산단 비중은 2025년 41%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입주 허용 제한 등의 규제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기업 비중은 전체 산단 기업의 3.6%에 불과하다.

인프라 부족으로 현재 산단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도 35세 이상이 전체의 70%가 넘는다. 실제로 인구 1만 명당 식당 수는 전국 평균 338개지만 노후 산단은 18개다. 병원의 경우 인구 1만 명당 전국 평균은 34개지만 노후 산단은 1개에 불과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각종 인프라 공급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생활 인프라까지도 유연한 자세로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노후 산단 대책 핵심이 민간의 투자 확대, 규제 완화이기 때문에 난개발과 투기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산단의 개발·실시 계획 변경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위임하기로 했는데 이로 인해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만 투자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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